나영석 : 중요한 건, 기획의 심지를 지키는 것이다 - 대한민국 예능 천재 나영석 피디의 콘텐츠 감각 (2)


Chapter 5. 리더 나영석 : 한 번의 실패도 용납하지 않아야, 유지가 된다

 

그러고 보면 나 PD는 2013년 <꽃보다 청춘>을 찍을 때부터 후배들과 공동연출을 해왔어요. 이른바 나영석 사단! <뿅뿅 지구오락실>은 박현용 PD와, <신서유기>는 신효정 PD와 함께했죠. 화제의 프로그램 <환승연애>를 만든 이진주 PD는 나 PD와 <삼시세끼 고창편>, <윤식당> 등을 연출했어요.

“제 프로그램을 도와줬던 친구들이 어느덧 성장해 직접 연출할 때가 됐어요. 이젠 제가 도와줄 차례죠. 다만 분명히 이야기해요. ‘너희가 내 이름을 써먹을 거면, 나도 너네한테 그만큼 (퀄리티를) 요구할 수밖에 없다’고요.”

리더 나영석은 후배에게 엄격한 편이라고 해요. 결국 후배들도 나중에 “공장장이 될” 사람들이니까요. 이들이 좋은 포트폴리오만 쌓아야 하기에 더 혹독하게 가르치려 하죠.

“예능 업계에서 두 번 실패하잖아요? 바로 잘려요. 어느 인터뷰에서나 시청률이 먼저라고 말하는 건, 농담이 아닙니다.”

“네 꿈을 펼쳐라” “너 하고 싶은 거 다 해봐” “실패해도 얻는 경험이 있어”. 가급적이면 나 PD가 하지 않으려는 말들이에요.

“늘 얘기합니다. ‘일단 세 개는 성공시키고 나서 네가 하고 싶은 걸 하라’고. 그러니 일단 내가 하자는 대로 해보자고. 후배들이 기분 나빠하기도 합니다. 하지만 안 되는 것보다, 일단 잘 되고 기분 나쁜 게 나으니까요.”


나 PD는 2013년 <꽃보다 청춘>을 찍을 때부터 후배들과 공동연출을 해왔다. 일종의 후배 양성 방법이다. ⓒtvN

Chapter 6. 나영석의 넥스트 스텝 : 글로벌과 유튜브

나 PD의 새 목표는 글로벌. K-예능을 전 세계에 알리겠다 마음먹었어요. 얼마 전 KCON LA에서 직접 팬들을 만나기도 했죠. <서진이네>는 아마존프라임비디오에서 동시 방영하기도 했어요.

“이제 감이 떨어지는 것 같기도 하고, 하고 싶
은 것도 많이 했고. 슬슬 그만둬야 하나 고민할 때쯤 글로벌이란 새로운 소재가 보이더라고요. 남은 커리어는 여기에 매진해볼까 싶습니다.”

전 세계에 K-콘텐츠 위상이 높아지는 걸 보며, 나 PD는 가능성을 발견했어요. K-팝은 물론 <오징어게임> <기생충> 등 한국 콘텐츠들이 먹히고 있잖아요. 이 틈에 한국 예능도 끼어들 수 있다고 본 거죠. 한국 예능 콘텐츠는 해외 시청자들에겐 생소한 요소가 많아요. 자막을 쓰거나 리얼리티를 강조하는 것이 특징적이죠. 시간을 들여 설득하다 보면 통할 거라고 나 PD는 생각해요.

“어떻게든 보여주는 게 1번이에요. 저쪽 매대에 내 상품을 깔아봐야 이게 얼마나 팔리는지, 누가 사는지, 안 팔리면 왜 안 팔리는지 검토할 수 있잖아요. 그래야 새로운 상품을 또 매대에 깔 수 있고요. ‘글로벌’을 노리는 프로그램만 제작한다기보단,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그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파악하는 거죠.”

유튜브도 그의 새로운 도전 과제 중 하나예요. 원래는 ‘출장십오야’라는 버라이어티 예능을 유튜브에서 선보이다가, 최근 콘셉트를 바꿨어요. 나 PD가 지인들과 편히 대화를 나누는 ‘나불나불’이란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어요. 글로벌도, 유튜브도 또래 다른 PD들과는 다른 행보 같아요. 어떻게 이런 결단을 내릴 수 있었을까요?

“고민이 없는 편은 아니에요. 다만 제 안에서 계속 점수를 카운트해요. 충분한 점수가 채워지고, 해볼 만하다는 판단이 서면 지체 없이 행합니다. 결정하고 공유하고 밀어붙이죠. 그게 남들과 달라 보이는 비결이 아닐까 싶네요.”

올해로 23년 차. 안주하고 싶은 마음이 든 적이 있지 않을까요?

“PD라는 직업은 안주할 수 없어요. 주변에 계속 새로운 게 생기는데, 저만 가만히 있을 순 없으니까요. 경쟁자들을 인사이트 삼아 또 새로운 걸 해야죠. 자영업이랑 비슷한 것 같아요. 동네치킨집이 주변에 BBQ, 굽네 생겼다고 장사 접을 건 아니잖아요. 생존 전략을 계속 연구해야죠.”


PD라는 직업은 안주할 수 없다고 나 PD는 말한다.
경쟁자들을 인사이트 삼아 생존 전략을 계속 모색한다. ⓒCJ ENM


그의 말을 듣다 보니, 얼마 전 그가 했던 고백이 떠올랐어요. 유튜브 채널 침착맨(웹툰 작가 이말년)에서 “노욕이 있다”고 했었거든요. 그는 솔직하게 인정해요.

“시간이 지나면서 제 기량이 예전 같지 않다는 걸 인정했어요. ‘욕심을 좀 내려놔야겠다’고 생각하면서도 잘 안되더라고요. 그래서 이 ‘노욕’조차 내 일부분이라고 받아들였죠. 목표가 있다면, 이 노욕을 잘 승화하는 거예요.”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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​나영석 피디의 이야기, 즐겁게 읽으셨나요 ? 
다양하고 빠르게 쏟아지는 컨텐츠 세상에서
끊임없이 콘텐츠의 감각을 기르는 것은, 역시 기획의 심지를 지키는 것.

나영석 피디의 핵심에서 여러분들도 양질의 콘텐츠 생성을 위한 감각에 도움이 되셨길 바랍니다. 

- 2부 끝 -

출처 , 롱블랙 


나영석 : 중요한 건, 기획의 심지를 지키는 것이다 (longblack.co)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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